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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투명성 확보를 위해 육성선수도 드래프트로 뽑자

올해 초부터 야구계에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프로 입단을 미끼로 모 독립리그 인사가 돈을 갈취했다는 게 골자다. 내용은 꽤 구체적이다. 독립리그의 한 선수 부모가 KIA 타이거즈에 입단(육성선수)시켜 주겠다는 독립리그 임원의 말을 믿고 6500만원을 건넸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다렸다는듯 김종국 KIA 감독이 금전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아 직무가 정지 됐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그와 관련한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육성선수 입단과 관련, 예전부터 여러 소문이 많았다. 실제 한 야구계 유력 인사와 관련한 추문도 있었다. 사실 선수나 부모가 입단 청탁 브로커에 속는 데엔 육성선수의 특성이 한몫한다. 현재 KBO리그에서 육성선수는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대학·독립리그 선수를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뽑는다. 인원 제한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브로커의 청탁으로 어느 선수가 프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사실 확인을 하기 어렵다.구단 필요에 따라 여러 명을 뽑거나 한 명도 뽑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한 팀이 여러 명을 테스트하고 옥석을 고르기도 하지만, 여러 팀이 한 선수를 두고 영입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A 구단 관계자는 "미지명자 중 유력 선수는 여러 팀이 경쟁할 때도 있다"며 "선수가 어느 팀에 구두로 간다고 하고선 다른 팀과 계약해 팀 간 감정이 상할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B 구단 관계자는 "브로커가 활개를 칠 수 없도록 육성선수를 공개적으로 뽑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즉, 일본처럼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하자는 주장이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곧바로 육성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3군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8명을 지명했고, 선수 확보가 불필요한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단 1명도 육성선수를 뽑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배구(KOVO)가 육성선수 개념의 수련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스카우트팀이 대학 선수 등을 파악하고 있어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팀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의무적으로 선수를 지명해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육성선수를 드래프트하면 입단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구단 자율에 맡기는 현행 방식보다 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NPB에서는 육성선수를 일정 기간 독립리그에 파견, 경기에 출전하며 기량을 향상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1·2군밖에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90명 안팎의 선수를 보유한 KBO리그에서 실시해 봄 직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리그의 투명한 제도 운용과 관련해 고민해 볼 요소는 많다.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기회와 과정에서의 '공정성'이다. 그런데, KBO리그에 입단해도 대부분 신인이 제대로 뛸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게 현재 상황이다.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비롯한 팜 시스템 운영에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선수 육성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행할 수 있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1.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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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프로야구 외국인 트레이드는 왜 어려울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왜 어려울까.올 시즌 KBO리그 이적 시장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였다. 수도권 A구단과 지방 B구단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돼 많은 야구 관계자의 눈길을 끌었다. 2005년 다니엘 리오스(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이후 18년 만에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가 성사되나 싶었지만 최종 불발에 그쳤다.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긴 건 1998년이다. 20년 넘게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총 4번(웨이버 이적 제외) 있었다. 2001년 12월 내야수 틸슨 브리또가 2대6 대형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게 처음. 2002년 7월에는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당시 SK)와 다니엘 매기(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2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03년 7월엔 마크 키퍼가 최용호와 맞트레이드 돼 KIA에서 두산 베어스로 건너갔다. 2년 뒤 리오스까지 몇몇 외국인 선수가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리오스 이후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꽉 막혔다. 2013년 NC 다이노스가 아담 윌크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 화제였지만 이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NC는 신생팀 특별 규정으로 외국인 선수를 다른 팀보다 1명 더 많은 3명 보유, 이 중 1명을 트레이드해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었지만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해 뜻을 접었다. 한 외국인 스카우트는 "데려가는 팀에선 그 선수의 가치를 낮게 보고 원소속팀에선 1선발급으로 본다. 그런 차이에서 트레이드 성사가 어려운 거 같다"고 말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사실상 1년 계약이어서 (위험 요소가 적다고 판단해) 트레이드할 만한데 (여러 조건 때문에) 국내 선수보다 딜의 카드를 맞추기가 까다롭다"고 전했다.올 시즌 KBO리그는 트레이드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다. 31일 기준 4위 NC 다이노스와 9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가 5.5 경기에 불과하다. 6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트레이드가 자칫 시즌을 포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구단도 쉽게 움직일 수 없다. 최근 키움과의 트레이드로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영입한 차명석 LG 단장은 "(트레이드가 가능한지) 다 접촉 해봤는데 우리도 급한데 트레이드를 어떻게 하냐고 그러더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국내 선수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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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강속구 시대의 역설..스피드만으로는 못 이긴다

KBO리그에서 시속 160㎞는 '꿈의 구속'이 더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유입된 강속구 유망주들 덕분이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과 고우석(24·LG 트윈스)은 KBO리그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이후 입단한 조요한(22·SSG 랜더스) 장재영(20·키움) 문동주(19·한화 이글스) 등도 시속 155㎞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안우진은 선발로 풀 시즌을 소화하면서도 최고 시속 159㎞의 속구를 던지고 있고, 조요한은 비공인 기록으로 시속 160㎞를 찍었다. 이들이 끝이 아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는 심준석(덕수고)은 이번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최고 시속 157㎞, 김서현(서울고)은 최고 시속 156㎞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에도 '강속구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들 직구에 대한 평가는 팬들의 기대와는 약간 다르다. 구속은 인정받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도 함께 따라온다. 고교 리그 때부터 이들은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고, 프로 입단 후에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공이 이른바 '돌직구'가 아니라 가벼워 보인다는 의구심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 이유다. 고우석 역시 임팩트 있는 피홈런을 수차례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블론 세이브만 7번을 기록했다. 피홈런 3개는 시속 152㎞·154㎞·155㎞의 강속구를 던지다 맞았다. '가벼운 강속구'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갈린다. 선수 육성 전문가로 꼽히는 최원호 한화 퓨처스(2군)팀 감독은 공의 움직임(무브먼트)이 구위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최 감독은 "'공이 가볍다’는 평가는 수치로 정형화할 수 없다. 선수 입장에서 직접 그 공을 쳐보거나 받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속이 빠르면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타자가 준비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불리할 뿐이다. 절대적인 건 아니다”라며 “결국 공 끝의 무브먼트에서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설도 있다. KBO리그 A구단의 전력분석원은 "시속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그만큼 고교 야구에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속 155㎞를 던지는 투수들도 있지만, 숫자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고 바라봤다. B구단 전력분석원은 “시속 150㎞든, 시속 160㎞든 직구만 던지면 타자에게 익숙해지는 게 순리다. 강속구가 공략당하는 건 직구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본다”고 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무브먼트나 회전이 문제인 경우는 드물다"고 답했다. 투구 폼에서 오는 효과라는 주장도 있다. 메이저리그(MLB) C구단의 한 국내 스카우트는 “고교야구 경기를 실제 관찰해보면 '직구가 가벼운' 투수들이 실제로 있다. 다만 분석원들 말처럼 스핀 데이터(회전수)가 차이가 커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직구가 투심 패스트볼이나 커터(컷패스트볼) 성격을 띨 때가 있다. 그러면 회전 효율이 낮아져 타자의 시각에서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흔하진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익스텐션(투수의 보폭)이 짧거나 팔 동작에서 디셉션이 약한 경우가 있다. 그러면 타자가 투구를 오래 볼 수 있어 공이 가볍다고 느끼기도 한다. 문동주는 스트라이드가 짧아 익스텐션도 짧다. 투구 과정에서 타자에게 잘 보여 공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MLB의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유사한 사례다. 올 시즌 데뷔한 그린은 선발 투수로 평균 시속 98.7마일(158.8㎞·31일 기준)을 던진다. 이 중 100마일(160.9㎞) 이상 투구가 25.3%(232구)에 달하지만, 직구 피장타율 0.622, 시즌 평균자책점 5.59나 된다.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린은 뻔한 팔 동작, 직구 각도, 폼으로 던진다. 타자가 예상한 대로다. 익숙한 각도로 날아오니 방망이의 스위트 스폿에 맞는 경우가 잦다"며 "MLB 타자들은 97마일에서 99마일 사이 공을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분석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직구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직구의 위력을 살릴 길은 변화구와 조합, 즉 '피치 디자인'에 있다. 최원호 감독은 "무브먼트가 없는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 대신 피치 디자인을 개선하고, 새로운 구종을 통해 무브먼트를 가미하는 방법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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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발판' KT, 즉시 전력 '대졸' 신인에 쏠리는 눈

KT는 2020년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하고 지명한 신인 선수들에게도 시선이 모인다. 지난 9월 21일 열린 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호명된 대학교 예비 졸업생(대졸) 참가자는 20명이다. KT는 그중 가장 많은 4명을 지명했다. KT는 1·2라운드 모두 대졸 신인을 지명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프로팀의 '대졸 지명' 기피 현상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명률은 전체 20% 안팎에 불과하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 1명도 지명되지 않았다. 다수 팀이 잠재력 있는 선수를 어린 나이에 뽑아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성장을 유도하려는 방침을 내세웠다. 꼭 대형 유망주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KT도 2018 신인 드래프트까지는 상위 라운드에 주로 고졸 선수를 뽑았다. 포지션은 투수가 많았다. 그러나 2019 드래프트부터 대졸 신인을 상위 라운드에 지명하기 시작했다. 투수 비율도 줄었다. 2021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숭용 단장은 "상위 라운드는 팀에 필요한 즉시 전력감 선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취약 포지션 뎁스 강화를 통해 눈앞 전력 보강을 노린 것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했다. 그래서 2021년 데뷔할 대졸 신인 선수들을 향한 기대가 커진다. KT가 1라운드에 지명한 내야수 권동진(22)은 2018년 대학야구 U-리그에서 최우수선수·타격상·타점상을 휩쓸며 소속팀 원광대의 우승을 이끈 선수다. 손목 힘이 좋아서 펀치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발도 빠른 편이다. 연고 지역 유망주 내야수 김주원(유신고·NC 입단) 지명이 더 유력해 보였지만, KT 스카우트팀은 당장 전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권동진을 선택했다. KT는 백업 내야수가 필요하다. 주전 2루수 박경수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대졸 신인 내야수 천성호에게 자주 기회를 줬다. 권동진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수비력은 천성호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백업 활용, 주전 성장 유도 차원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권동진의 훈련 모습을 본 이강철 KT 감독은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수비와 배팅 모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KT가 2라운드에 지명한 성균관대 출신 우완투수 한차현(22)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다.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A구단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전 "고졸, 대졸 선수 포함해 스플리터가 가장 인상적인 투수였다"고 평가했다. KT 스카우트팀은 2021시즌 1군 불펜투수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한차현이 대학교 학사 일정 탓에 마무리캠프에서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직접 보고 싶은 투수였고, 주목하고 있다.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는 공이 빠르고 제구력도 괜찮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 유도에 집중할 생각이다. 한차현도그중 한 명이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2.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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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일본, 플렉센 미국… 최고 선수들이 떠나갔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포스트시즌 최고 투수가 한국을 떠난다.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는 일본, 크리스 플렉센(두산 베어스)이 미국행을 결정지었다. KT는 9일 로하스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KT로선 큰 전력 유출이다. 로하스는 4년간 KT 외야 한 자리를 책임졌다. 올시즌엔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4관왕과 MVP까지 차지했다. KT로선 미국, 일본행을 타진한 로하스를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로하스에게 제시한 조건만 봐도 KT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KT는 로하스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조건도 아주 좋았다. 역대 외국인 최고 금액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7년 두산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받은 210만달러였다. KT가 내세운 금액은 2년 450만달러 선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신이 자금력이 위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버스터 올니는 10일(한국시각)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하스가 한신과 계약기간 2년, 보장금액 500만달러(약 55억원)에 계약했다. 인센티브 50만달러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한신은 지난해에도 타점왕에 오른 키움 출신 제리 샌즈를 영입했다. 샌즈는 올시즌 센트럴리그 외국인타자 중 가장 뛰어난 성적(110경기 타율 0.257, 19홈런 64타점)을 거뒀다. 두산에서 뛴 플렉센은 1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플렉센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총액은 2년 475만달러. 계약금 60만달러, 2021년 연봉 140만달러, 2022년 275만달러다. 2시즌 300이닝 또는 2022년 150이닝을 넘기면 2023년 계약(800만달러)도 자동으로 연장된다.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구단이 재계약 여부(연봉 400만달러)를 결정할 수 있다. 플렉센은 2012년에 뉴욕 메츠에 입단해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빅리그에서 통산 27경기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에 그치면서 2019년 한국행을 결정했다. 연봉 100만달러. 플렉센은 정규시즌에선 발등을 다쳐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에 그쳤다. 그러나 정규시즌 막판부터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렸다. 포스트시즌에서 플렉센은 반전을 이뤄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5경기(4선발)에 출전해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탈삼진 32개는 단일 포스트시즌 2위 기록이다.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다. 이번 겨울에는 외국인선수들의 대거 유출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중단된 영향이 컸다. 일본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미국 대신 한국으로 눈을 돌렸고, 미국에서도 KBO리그가 중계됨에 따라 한국 선수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한 댄 스트레일리도 미국 복귀를 고민하다 잔류를 결정했다. 두산의 또다른 투수 라울 알칸타라 역시 일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 계약은 좀 더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논텐더로 방출된 자원들이 있지만 예상보다는 숫자나 선수 수준이 높지 않다는 후문이다. 한국, 일본 구단으로 이적시켜 이적료를 받을 만한 레벨의 선수를 MLB 구단이 묶어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A구단 관계자는 "핵심 선수 1,2명 계약의 서두르지만,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는 구단들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2.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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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조은, 홍무원, 박건우...개성과 무기가 뚜렷한 새내기들

2020시즌 KBO리그는 고졸 신인 투수 선전이 두드러졌다. KT 소형준은 괴물 계보를 이었다. 빅리거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선발 10승을 기록한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했다. LG 이민호, 삼성 허윤동도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신인 투수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현장은 우려 목소리를 냈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고졸 투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그동안 고전하던 대졸 투수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는 이변이 없었다. 롯데가 21일 진행된 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릉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끈 고교 좌완 특급 김진욱(18)을 진행됐다. 예견된 결과. 그러나 전통적으로 투수 강세던 1라운드 판세는 변화가 있었다. 1라운드에 지명된 투수는 5명뿐이다. 2차 신인 드래프트가 10구단 체재로 진행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대어급이 줄었다는 의미다. 각 구단은 잠재력, 페이스, 경쟁력 등 다양한 키워드로 '투수 약세' 드래프트에 임한 모양새다. 빠른 구속과 뛰어난 신체 조건만 눈여겨보지 않았다.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한화의 선택을 받은 유신고 투수 김기중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등판한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한 투수다. 1, 2학년 때는 특급 반열로 기대받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정국 탓에 2020년 초반 대회에서는 고전했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에 치러진 전국대회(협회장기)에서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고교 3학년 성적보다는 이전부터 눈여겨본 잠재력을 믿었다. SK가 3라운드에 지명한 세광고 조병현도 비슷한 케이스다. 한화가 3라운드에 지명한 대전고 투수 조은은 언더핸드 투수다. 한 스타우트는 "요즘에 보기 드문 정통파 언더 핸드다"고 했다. SK 선발 투수 박종훈의 투구 폼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른 것. 구속도 유형 대비 빠른 편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KIA가 1라운드에 지명한 고려대 박건우는 '대졸' 신인 자존심을 지켰다. 완성도 높은 커브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KT가 2라운드에 지명한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도 마찬가지다. A구단 스카우트는 "변화구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요즘에는 체인지업을 파고드는 투수가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차현의 스플리터는 매우 돋보이는 수준이다"며 그의 희소가치를 짚었다. 삼성이 2라운드에 지명한 경기고 홍무원은 체인지업을 인정받았다. 체인지업의 핵심은 포심 패스트볼과 구분이 어려운 자세, 릴리스 포인트, 팔 스윙 각도와 속도를 갖추는 것이다. B구단 스카우트는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두산 1라운더 김동주(선린인터넷고), 삼성 1라운더 이재희(대전고)는 전형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신체 조건이 좋고, 구속이 빠르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 팀장은 "김동주는 균형 잡힌 체격을 갖춘 투수다. 팔 스윙이 유연하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지난해 4월에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다. 몸 상태가 완벽해지면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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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남은 신인 2차 드래프트, 제 2의 소형준을 찾아라

KBO 리그는 최근 3시즌(2017~2019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왕을 배출했다. 올 시즌도 신인 투수 소형준(19·KT)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다. 즉시 전력감 확보 기대감이 높아졌다. 1차 지명은 지난달 31일로 마무리된 상황. 이제 시선은 오는 21일 진행되는 2021 신인 2차 드래프트를 향한다. 특히 투수 보강은 모든 구단의 화두다. 일간스포츠는 최고 유망주뿐 아니라 흙 속의 진주도 두루 소개한다. 가장 강력한 전체 1순위 후보는 강릉고 좌완 투수 김진욱(18)이다. 키움 1차 지명 투수 장재영(18·덕수고)와 함께 고교 최정상급 투수로 평가된다. 2학년이던 2019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하며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2일 폐막한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강릉고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와 우수투수상을 거머쥐었다. A구단 스카우트는 "경기 운영과 커멘드가 고교 수준을 넘어섰다.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투수이고, 구속도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일정한 릴리스포인트와 폼에서 구사하기 때문에 공략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고 전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위기 상황 등판이 유독 많았다. 싸울 줄 아는 투수다. 프로 무대에서도 중간 계투 요원으로는 즉시 전력감이라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를 향해 "운이 좋다"는 시선을 보내는 스카우트도 있었다. 서울디자인고 우완 이용준(18)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7㎞. 공끝이 묵직하다. 2020시즌 등판한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0(30⅓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이 투수도 김진욱처럼 위기 상황에서 자주 등판했다. 구속이 빠르고,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몸쪽 속구 제구력만 동반되면 1년 차부터 중간 투수로 내세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1차 지명 후보였던만큼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는 상위 픽이 유력하다. 용마고 장민기(19)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주목 받고 있다. 2020시즌 시즌 10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1.33(27⅓이닝 4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다. C구단 스카우트는 "신체 조건이 우월하다고 볼 순 없지만 시속 140㎞ 후반까지 찍히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공끝도 좋은 편이다"고 평가했다. 대전고 이재희(19)와 선린인터넷고 김동주(18)는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본 무기를 두루 갖췄다. 신체 조건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진다. 소속팀 주축 투수다. D팀 스카우트는 "이재희는(키 187㎝·몸무게 85㎏) 경기 운영 능력과 지구력이 좋고, 컷 패스트볼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김동주는(키 190㎝·몸무게 95㎏)는 시속 140㎞ 중반 대 빠른 공을 구사한다. 릴리스포인트가 높고 팔스윙이 빠르다 보니 매우 역동적인 투구폼을 갖고 있다 A구단 스카우트는 "육성형이다. 좋은 선발 투수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개성과 무기로 프로 입성을 노리는 투수들도 있다. E구단 스카우트는 대전고 우완 언더핸드 투수 조은(19)을 언급하며 "고교 야구에서 보기 드문 정통 잠수함 투수다. SK 박종훈과 흡사한 투구를 한다. 보통 이런 유형은 구속이 느린데, 조은은 (빠른 공 구속)시속 130㎞까지 던진다. 경험이 쌓이면 성장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경쟁력을 증명한 젊은 투수가 늘었다. 고교 야구에서도 체인지업 연마는 필수 코스. B구단 스카우트는 "직구와 거의 차이가 없는 폼에서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며 경기고 홍무원(18)의 구사 능력을 주목했고, C구단 스카우트는 "공주고 오세준이 체인지업의 제구력이 좋더라"고 평가했다. 덕수고 우완 김효준(19)은 필수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두 구종 모두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크기 때문에 타자의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잘 유도하는 편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전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슬라이더가 빛났다. 덕수고가 6-4로 앞선 9회말 1사 1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슬라이더로 삼진과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소속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세광고와의 결승전에서도 피안타 없이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0시즌 성적은 10경기 3승, 평균자책점 3.00.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대졸 선수 지명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장 스카우트 다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몇몇 유망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을 전했다. 유신고 좌완 김기중(18), 세광고 강속구 우완 조병현(18) 정도가 마지막 전국대회인 협회장기에서 시즌 초반보다 좋아진 컨디션을 보여줬다고. 자연스럽게 대학교 자원으로도 눈길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3~4명은 상위 라운드 지명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중앙대 우완 김진수(22), 고려대 우완 박건우(22), 성균관대 우완 한차현(22), 영동대 우완 이승재(20), 개명대 우완 김성진(23)이 주목 받고 있다. B구단 스카우트는 김진수와 박건우는 커브가 좋다. 한차현은 스플리터가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0.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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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돋보기] 외국인 선수 시장의 핫 플레이스 '슈거랜드'

슈거랜드(Sugar Land)는 미국 텍사스주(州) 포트 벤드카운티에 있는 소도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인구가 12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인근 대도시인 휴스턴(234만 명), 샌 안토니오(157만 명), 댈러스(138만 명)와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슈거랜드 연고의 야구단은 독립리그에 소속된 슈거랜드 스키터스가 유일하다. 예년 같으면 KBO리그 구단이 주목할 이유가 없는 곳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슈거랜드는 외국인 선수 시장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올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는 건 1901년 9월 마이너리그 사무국이 신설된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한 마이너리그 구단들은 약 1000명의 선수들을 방출했다. 이 때문에 KBO리그도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의 주요 시장인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으니 관련 업무가 모두 멈췄다. 시즌이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가 미국으로 넘어가 영입 가능한 선수를 접촉하겠지만, 이젠 불가능해졌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이른바 '슈거랜드 리그'다. '슈거랜드 리그'의 정식 명칭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리그다. 일자리를 잃은 마이너리거들에게 뛸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7월 초 시작돼 8월 말까지 진행된다. 현역 시절 7차례 사이영상을 받은 로저 클레멘스가 "리그 운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참여 구단은 슈거랜드 스키터스를 비롯해 4개. 클레멘스는 팀 텍사스(Team Texas) 구단의 감독이다. 경기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슈거랜드 스키터스 홈구장인 콘스텔레이션 필드에서만 열기로 했다. 국내 A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슈거랜드 리그'는 팀당 40경기 일정의 미니 시즌을 치른다. 메이저리그 6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는 선수들로 로스터가 꾸려졌다. 각 팀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를 오간 선수가 적지 않게 있다"며 "현재 미국 상황에서 리그가 열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팀당 162경기가 아닌 60경기만 치르는 단축 시즌으로 진행 중이다. 선수 가용 폭을 넓히기 위해 기존 40인 로스터 대신 60인 로스터를 활용한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선수들이 '슈거랜드 리그'에 참여 중이다. 눈길을 끄는 선수도 꽤 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2번 지명을 받은 테일러 영맨(31)이 대표적이다. 영맨은 한때 KBO리그 몇몇 구단이 영입을 검토했던 오른손 투수로 2018년 일본 리그에 진출해 2년 동안 요미우리에서 뛰었다. 30대 초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국내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됐던 오른손 투수 애런 블레어(28·전 애틀랜타)와 KBO리그 경험이 있는 데이비드 허프(36·전 LG), 조 윌랜드(30·전 KIA)도 현재 '슈거랜드 리그'에서 뛰고 있다. 국내 A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 시장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선 외국인 선수 담당자를 파견하는 게 쉽지 않아 현지 외국인 코디네이터를 보유한 몇몇 구단이 슈거랜드에서 선수를 체크하고 있다. 세이부를 비롯한 일본 구단 관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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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CPBL 카펜터, KBO 리그 무대 밟을 수 있을까

대만리그(CPBL)에서 뛰고 있는 왼손 투수 라이언 카펜터(30·라쿠텐)가 KBO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관계자는 "최근 국내 A구단이 CPBL에서 뛰고 있는 카펜터를 체크했다"고 밝혔다. A구단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그를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카펜터는 지난 1월 CPBL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다. 시즌 15경기(선발 14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타고투저' 기조가 심한 CPBL에서 4일 기준 평균자책점 공동 3위(1위 호세 데 폴라·3.65)에 올라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0마일(144.8㎞) 정도로 빠르지 않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다. 국내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왼손 투수인 데다 키(196㎝)가 크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SK에서 뛴 스콧 다이아몬드 같은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KBO리그에서 뛴 다이아몬드는 그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시속 140㎞대 초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조합했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기보다 완급조절로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였다. 카펜터는 CPBL에 입성하기 전 KBO리그 구단이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영입 후보군 중) B그룹 정도로 검토했던 투수다. 패스트볼이 빠른 건 아니지만,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고 평가했다. 카펜터는 MLB 통산(2년) 성적이 2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이다. 마이너리그에선 잔뼈가 굵다. 통산(9년) 185경기에 등판해 50승 61패 평균자책점 4.90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국내 구단은 CPB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대만 리그의 수준을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MLB가 '지각' 개막했고, 마이너리그는 아예 취소됐다. 리그가 파행 운영되면서 미국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다. 계약하더라도 입국 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어깨 상태가 민감한 투수는 교체가 더 까다롭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한동안 2군(퓨처스)에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7월 초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을 퇴출한 SK가 투수가 아닌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예년과 다르게 CPBL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이 카펜터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관건은 영입 의지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카펜터는 라쿠텐과 계약할 때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7월 31일까지 일정 금액의 이적료가 지급되면 라쿠텐과의 계약이 풀릴 수 있었다. 구단과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8월이 시작되면서 바이아웃 조항 발동이 불가능해졌다. 국내 구단이 카펜터를 영입하려면 라쿠텐과 협상해 이적료를 논의해야 한다. 영입 과정이 더 까다로워졌다. 일단 A구단은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에게 기회를 더 줄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늦게 개막한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데드라인이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늦췄다. 시간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다. 그러나 향후 등판 결과에 따라 결단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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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수정할 필요가 있다"…관심 끄는 팔카의 스윙

"장점을 살리려면 스윙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삼성이 29일 계약을 발표한 다니엘 팔카(29)에 대해 국내의 한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팔카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인 2018년 27홈런을 때려냈다. 그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 중 홈런 1위였다. 국내 A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타자 중 괜찮은 선택"이라고 했다. 타일러 살라디노가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자, 삼성은 장타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구했다. 팔카는 지난해 겨울 KBO리그 구단과 계약할 기회가 있었다. 그가 외국인 선수 시장에 풀리자 국내 복수의 구단이 영입을 검토했다. 삼성도 이 중 하나였다. 소속팀 화이트삭스도 적극적으로 '팔카 세일즈'를 펼쳤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국내 B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모든 팀이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타자를 원한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팔카는 홈런만큼 삼진이 많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뛴 2016년 홈런 34개를 터트렸다. 삼진은 185개. 팀 홈런 1위에 오른 2018년 화이트삭스에서도 삼진이 팀 내 3위(153개)였다. 그해 8월 6일 탬파베이전은 팔카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냈지만, 앞선 네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4삼진. 세부 지표에서도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2018년 SwStr%(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가 16.9%로 꽤 높았다. 빅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 수치가 가장 나쁜 조이 갈로(텍사스·18.5%)와 큰 차이가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얼마나 맞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Z-Contact%는 78.5%로 낮았다. MLB 최저 10위 권이었다. 대부분의 수준급 타자가 20%대 초반을 기록하는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스윙한 비율)는 36.4%로 높았다. 홈런과 헛스윙이 많고, 정확도는 떨어지는 '공갈포'에 가까웠다. 팔카에게는 단점을 만회할 비책이 하나 있다. 바로 배트 스피드다. 삼성이 유심히 체크한 부분이다. 구단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인 애런 타사노는 "팔카는 장타력이 매우 뛰어난 파워히터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도 "지난해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좋았다. 스윙 폭을 줄여 콘택트 위주로 가더라도, 팔카는 (정확히 공을 맞히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리그에 맞게 (스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뛴 코리 알드리지는 거포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30홈런을 때려낸 이력 덕분에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KBO 리그에선 실패했다. 홈런 20개를 기록했지만 삼진이 리그 1위인 139개였다. 장타를 의식해 큰 스윙만 하다 정확성이 무너졌다. 타율이 0.237에 그쳤다. 팔카가 경계해야 할 사례다. 큰 스윙보다 콤팩트한 타격이 KBO리그에 적합할 수 있다. 팔카의 힘과 배트 스피드라면 스윙 폭을 줄여도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시즌 중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건 상당히 큰 결단이다. 삼성은 팔카를 영입하기 위해 10만 달러의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27만 달러(3억2000만원)를 투자했다. 최종 후보군을 3명으로 좁힌 뒤 7월 초부터 일사천리로 계약을 진행했다. 타선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삼성은 뜻을 이룰 수 있을까. 팔카의 스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7.3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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